이 글에 제목을 무엇으로 붙이리까!

2011. 6. 12. 00:08


어제는 아버지가 계시는 목포에 갔다.
물론 볼일이 있어서 갔지만 간 김에 아버지 묘소에 들려볼까 생각했었다.
요즘들어 부쩍 얼굴도 기억나지 않은 아버지가 그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포에 들어서기 전부터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비가 목포에 접어들자
장대비로 변했다. 아버지는 내가 산에 올라 당신께 가는걸 원치 않으셨을까!

볼일을 보고 아버지가 계시는 어둠이 짙은 산등성이를 훔쳐보듯 하고 부산으로 되돌아 오고 말았다.


오늘.....
지하철에서 스물대여섯 되어 보이는 청년이 앉아있는 승객들 무릎에 손바닥 보다도 작은 종이를 한장씩 내려놓고 지나갔다. 승객과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지하철 바닥만 뚫어져라 바라보며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그렇게 종이를 내려놓고 지나갔다.

내 무릎에 놓인 종이위에 서툰 한글을 읽어보니 자신은 간질이 있고 그래서 취업도 어렵고 할머니는 치매로 거동도 불편하다고...그래서 지하철에 올라 왔노라고....

호주머니를 뒤져봤다.

잔돈이 1200원.....그 많은 사람중에 겨우 몇몇 사람만이 그에게 천원짜리를
쥐어줄뿐이였다. 나도 그냥 그러고 그런 부랑아려니 하고 잔돈 1200원을 그의 손에 종이와 함께 쥐어주며 얼굴을 쳐다 봤다.

아뿔싸.....

그는 울고 있었다. 소리 없이 흐르는 굵은 눈물을 난 봤다.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한채 구걸을 해야 하는 자신이 그렇게 서럽고 슬펐나 보다. 다 헤진 소매끝으로 눈물을 훔치며 출입구 쪽으로 천천히 발길을 돌리는 그의 모습이 오늘 하루 종일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할까!   






 

특파원 나눔/나의 영혼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