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번째 마음속 친구를 삭제했습니다.

2022. 9. 6. 20:45

 

 

힘들었습니다.

항상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마음도 여렸고 인정도 많았던 녀석이었습니다.

선배도 존중할 줄 알았고 친구도 챙길 줄 알았으며 후배에게 참 잘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녀석과 연락을 끊고 살았던 세월이 십 수년을 넘어서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핸드폰에 저장된 녀석의 전화번호를 볼 때면 늘 미안한 마음이 먼저였습니다.

세월이 너무 지나간 뒤엔 먼저 연락하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그의 절친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내 앞에서 그의 친구는 그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내 이름을 말하며 같이 있다고 .......그러면서 그 녀석에게 "전화 한번 받아볼래?"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그 녀석은 나를 모른다고 합니다.

내 이름마저도 처음 듣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내 마음에 미안함으로 가득했던 친구 한 녀석을 나도 지울 때가 된 것입니다.

삶이 힘들어서 연락을 끊을 수도 있고 자존감이 떨어져서 연락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나를 그 녀석은 이해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정말입니다.

괜찮습니다.

이제 내 나이쯤이면 모든 걸 하나씩 버려야 할 나이니까요..

가벼워야 갈 때 편하지 않겠습니까?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

이번 생은 모든 게 실패입니다. 다음 생이 만약 있다면 .......

나에게 한 번 더 인간으로 윤회를 허락한다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그리고 나에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정말 고맙다.... 

잘 살아라.....

특파원 나눔/나의 영혼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