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브라 궁전의 추억과 햇살의 댄스

2009. 11. 25. 10:21



창가에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춥니다.
알람으로 맞춰놓은 나나무스쿠리의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방안 가득 물결처럼 넘실거립니다.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선 눈부신 햇살도 음악과 같이 환희의 미소를 띄며 부둥켜 안고 돕니다.

 자리에 누운채 눈만 가늘게 뜨고 그 향연을 즐기며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썰렁하게 비어버린 옆자리가 시리게 춥습니다.
 내 몸 구석 어딘가에 들끓는 피를 주체 못할 녀석을 잠재웁니다.
 한참을 그러고 보니 우숩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한 여인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없습니다.
 
 언제나 처럼 마지막으로 헤어진 여인의 모습만 마치 첫사랑인양 떠오를 뿐입니다.
 그 마지막 여인도 또 다른 여인을 품으면 꿈처럼 잊혀질까요.
 
알것 같습니다.
이젠 사랑을 알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랑을 알것 같으니 두렵습니다.
준 만큼 상처 받을까봐 두렵습니다.

사랑 받기도 두렵습니다.
받으면 돌려 달랠까봐 두렵습니다.
돌려 주지 않으면 내 가슴에 더 큰 구멍을 낼까봐 두렵습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그리움이 사랑인줄 알았습니다.
보지 못하면 애가 타는게 사랑인줄 알았습니다.
모든것을 다 빼앗아 버리는것이 사랑인줄 알았습니다.

사랑은 다시 이룰수 없을 시간에 간절히 생각나고 그래서 후회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젠 자리에서 일어나야 겠습니다.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몇번을 거듭 돌고 돌아 저만치 주저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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