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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2.25 -- 외할머니집 나비_3편 (2)
  3. 2009.02.15 -- 외할머니집 나비_2편 (8)

외할머니집 나비_5편

2009. 3. 21. 10:12

일요일 아침,
헛간에 매어둔 하얀 염소의 고삐를 풀어쥐고 헛간 기둥에
걸어둔 망태기를 어깨에 둘러맸다.

마당을 가로질러 나비 새끼가 있는 보릿단을 힐끗 올려다 보았다.
어제의 일이 꿈인듯 나비네 식구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듯 하였다.
마루밑에서 낫 한자루를 망태기에 쑤셔담고 막 대문을 나설때 밤새 동네를
쏘다닌듯 꽤째째한 모습으로 나비가 집으로 들어 오다가 나의 바지 가랑이에
착 달라붙어 얼굴을 부빈다.

"퍼뜩 드 가라 임마~ 새끼들만 나두고 어델 기 돌아 댕기쌌노!"
난 얼굴을 부비는 나비를 피해 다리를 이리저리 옮기며 한마디 내 뱉었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쳐다보며 한쪽 발을 쳐 들어 허공에 발길질이다.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논두럭을 가로질러 교회에 간다고 웃음소리 꺄르륵이다.
염소를 풀이 많은 논두럭에 매어놓고 난 낫질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낫질에 정신이 없는데 누군가 내 허리춤 바지를 잡아 당겼다.
난 염소가 그러는줄 알았다.
가끔 염소가 풀을 뜯듯이 셔츠가 나풀거릴때 입으로 물어서 당긴적이 있기 때문이였다.
휙~ 돌아다 보니 나비였다. 나를 따라 왔나 보다.

"에구~ 집에 가라카이 머한다꼬 따라 왔는데~! 풀 뜯어 무울래!"

아마도 나비와 그렇게 꼴을 베며 논지도 서너시간은 되었지 싶다.
난 나비와 염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할매가 누룽지를 된장국에 말아서 짤박 짤박하게 한대접 나비에게 준다.
"마이 무라...그래 새끼 한마리 이라뿟다꼬 속상해 하지 말고 마이 무라..그래야 새끼 젖주제"
할매는 나비가 안쓰러운듯 밥먹는데 정신이 팔린 나비의 머리를 쓰다듬으신다.

손발을 씻는 동안 나비는 그새 밥 한대접을 다 비우고 혓바닥으로 빈그릇을 쓸고 있었다.
나도 아침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그리고 나비가 쏜살같이 보릿단을 향해 뛰어가는 것을 보았을뿐이다.

그날 아침상에 갈치조림이 먹음직 해 허겁지겁 먹다가 가느다란 갈치뼈 하나가 목에 걸려
켁켁 거리고 있을때 보릿단에서 내려온 나비가 마당 한가운데 새끼 한마리를 내려놓고
길게~울어댄다.
켁켁 거리는 목을 움켜쥐고 내려다 보니 새끼가 죽은듯 했다.
할매도...나도....서로 얼굴만 쳐다 보고 있었다.

"큰일이네~저카다 새끼 한마리도 안남긋다..우야믄 좋노."할매가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하셨다.
나도 흥분하여 주먹을 쥐고 한마디 했다.
"이씨~도둑 고양이 일마 이새끼 잡히기만 해라, 쥑이 삐끼다."
그러나 말뿐이지 도둑 고양이를 무슨 수 로 잡는단 말인가.

그날 저녁 할매가 저녁상을 물린 다음 가만히 내게 물어 오신다.
"야~야! 요번 장날에 나비 파는게 어떻겠노."
"와 예~ 꼭 팔아야 합니꺼!"
"저래 뒀다간 남은 새끼 다 쥑이삐겠는데 그라모 우짜노"
난 방바닥만 쳐다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PS: 계속 이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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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나눔/나의 영혼 스케치 고양이, 꼴망태, 나비, , 논두럭, 도둑고양이, 염소

  1. 아...재미있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 감사합니다.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실화입니다.

    고양이와의 안좋은..잊고싶은 추억입니다.

  3. 아~ 그렇군요~
    주위에서 고양이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건 저 뿐이라 괜찮습니다.ㅎㅎㅎ 잘 보고 있어요~

  4. 고양이를 매우 좋아 하시는군요.
    저도 한때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 했는데요.
    지금은...ㅠㅠ 아니랍니다.
    근데 닉이 바뀌었네요?

    며칠내로 글 올릴께요.
    좋은 하루 되시구요.

외할머니집 나비_3편

2009. 2. 25. 17:41
며칠전 부터 나비가 밥을 먹지 않는다.
장농밑에 들어가서 눈만 껌뻑이며 나를 쳐다 볼뿐이다.
배는 남산만큼 불러 있고 숨쉬는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쌕쌕 거리는것이 
내가 다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할매가 고양이 밥통에 생선가시 몇개와 국물에 밥을 말아서 장농밑으로 밀어 놓으시며
"무라~무야 아를 낳제~ 니 안무모 새끼 몬난는다"
머리를 겨우 들어 냄새를 여기저기 맡더니 그냥 다시 누워 버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야야~ 일나봐라 나비 새끼나따"
평소엔 깨워도 일어나지 않고 이불을 뻔데기처럼 감싸고 뒹굴던 난 오뚜기 처럼 벌떡 일어나 
장농밑을 엎드려 봤다.
꼬물거리는 나비의 새끼 5마리를 봤다.
너무 이뻐서 한마리를 얼른 손을뻗어 꺼냈다.
4마리 젖을 물리고 있던 나비가 울기 시작했다.
할매가 그러신다..."빨리 넣어주라...애 맥이지 말고. 나비 신경쓰이면 젖 안나온다."

그렇게 나비는 장농밑에서 나비를 잘 키우고 있었다.
우리는 나비만 없으면 새끼들을 꺼내서 가지고 놀았다.

3일째 되는날 저녁...
나비가 들어오더니 장농밑에서 새끼들을 한마리씩 입에 물고 나가는 것이다.
"어~! 왜 저러지?"
"할매~ 나비가 새끼 물고 나간다..."
할매는 곰방대에 담배를 재며 "느그들이 하도 새끼들로 몬살게 구니까네 손타서 그런다 아이가" 

어디로 가나 봤더니 마당 건너 텃밭 한쪽에 보릿단을 높이 쌓아 놓았는데 그 꼭대기에 구멍을 파서 집을 만들어 놓고 그 안으로 물고 들어가는 것이였다.
나는 동생과 함께 새끼들을 다시 꺼내 볼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높은 보릿단에 그 보릿단은 높을수록 단단함이 없어 올라가는 일은 불가능 해 보였다.

나비는 보릿단에 올라갈적마다 우리를 흘낏 한번 쳐다 보고 올라갔다...
마치...'여기까지는 못오지?...메렁' 하는것 같아 보였다.
우리는 새끼를 보지 못한채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PS: 이어서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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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나눔/나의 영혼 스케치 고양이, 나비, 냥이, 도둑고양이, 쥐잡이

  1. 아..특파원님 덕분에 예전 냥이 생각이 많이 나네요..!
    그 친구는 꼭두 새벽에 침대위에서 제가 보고 있을 때 낳더니만ㅡ원래 사람 몰래 낳는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얘는 나를 자기와 동급으로 생각하나보다 안심하고 있었는데 고놈의 본능은 숨길 수 없는건지 지 새끼들을 밖으로 한마리씩 물고 나가더군요. 찾아내서 다시 집안으로 들여놓고.. 한창 show많이 했습지요~
    몇번 그러다가 요령이 생기는 게.. 과반수 이상 들여놓으면 나머지들은 알아서 물고 들어오더라는..;;

  2. 아~ 그러고 보니 냥이를 무척 이뻐 하시는구나..ㅋㅋ

    아무리 덩치가 적어도 또,집에서 키우는 애완용이라도
    고양이과에 동물이고 야생이 본능속에 살아서 인지
    때론 섬뜩 할때가 있지요..

    시골냥이는 쥐도 잡아 먹고 또 요즘 도시 사람들 처럼 사료를 주지도 않아요.
    그냥 사람들이 먹다 남은 밥에 생선국물을 따라서
    말아 주지요...그런데 이상한것은 그놈 입에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아요...어렸을때 놈과 입도 맞추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외할머니집 나비_2편

2009. 2. 15. 21:03

비가 추적거리듯 내린다.
마당엔 동그라미를 그리며 빗방울이 굵어지고
초가지붕 끝에서 물줄기가 쉴새없이 토방끝으로 떨어진다.
따뜻한 방 구들에 배를 깔고 누워 방문을 열어놓고 밖을 쳐다 본다.

그때 어디 있다가 오는지 나비가 방으로 들어온다.
3일만이다.
난 나비를 등에 올려 놓고 장난을 치기 시작 했다.
밖에서 3일을 자고 들어온놈 치고는 털이나 모든게 매끄러웠다.

그날 저녁 마당에서 나비가 운다.
애기우는 소리 같다.
방문을 열어 보니 마당을 빙글 빙글 돌면서 울고있다.
"문디 가시나 시집가고 자픈가베~"
할머니가 곰방대를 입에 물고 담배연기를 길게 뿜으시며 하신 말씀이다.
"할매 나비가 시집 가고싶은거 우예아노"
"저 울음 소리는 숫놈 찾는 소리다 아이가"

다음날밤도 나비는 애기 우는듯 한 울음 소리를 내며 담벼락을 타고 감나무로 볏집 더미로
이리저리 무얼 찾는듯 헤메이고 있었다.
그때 큰 숫고양이가 우리 마당에 사뿐히 내려 앉는것이 보였다.
삵괭이 처럼 엄청 컸다.
그런데 불빛에 언뜻보니 꼬리가 뭉뚝하게 잘려 있었다.
"할매! 저 숫고양이 꼬랑지가 엄따"
"문디 가시나 어디서 도둑 고양이를 델꼬 왔노."
"저거 도둑 고양이가...할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 나비는 그 숫고양이를 피하는 것 같아 보였다.
한참을 쫒아 다니던 그 도둑 고양이는 담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때였다.
우리 나비만큼 작고 예쁘게 생긴 고양이가 한마리 방금 도둑 고양이가 넘었던 그 담을 훌쩍 뛰어 넘어 우리 나비를 찾아 왔다.
도망만 다니던 우리나비도 그때서야 서로 얼굴을 부비며 앞발로 가벼히 문지른다.

ps: 이어서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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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나눔/나의 영혼 스케치 교미, 나비, 도둑고양이, 숫고양이

  1. 할매의 사투리가 정겹네예.
    그라고 사투리가 쪼매 제캉 비슷한데예.
    특히 우얘 아노? 하는 부분. 크.

    어린 시절에는 도둑 고양이라는 명칭의 길잃은 고양이들이 좀 많았었죠. ^^

    정겨운 글입니다.

  2. 비프리박님 고향이 어딘가여?

    님의 그녀께서는 많이 좋아지셨는지 궁금하군요.
    시골의 도둑 고양이...도시에도 많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시골쥐 도시쥐 하던 동화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좋은 날 되시구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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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처럼

    ㅎㅎ 소통의 막힘...

    나비가 그 나비였는데...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로 생각하고 글을 읽었으니...
    시종 이거시 뭐시여..
    동화여..환상이여...헛소리(?)여...

    가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소통의 막힘을 경험합니다.
    누군가 등을 탁 치며 지나갈때 느끼는 아픔같이 먹먹합니다.
    그러나 순간은 아프지만 뭔지 모를 시원함이 남게 되지요.
    ㅎㅎ 막힘이 풀릴 때 그때 느낌이 그렇습니다.

    나는 훨훨 나는 나비가 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너무 급하죠?
    그나 저나 나 무지 둔해졌구만요..ㅎㅎ

  4. 세상에...
    이 글을 읽고 날아 다니는 나비를 생각했다니..
    정말 소통 부재로소이다...ㅋㅋ

    날아 다니는 나비가 보고 싶어도 조금 참아야지?

    너무 일찍 개나리가 피어서 정신나간 꽃이라고 다들 그러던데...

    잘있는거지?

  5. Blog Icon
    봄처럼

    참으로 사람이 갈수록 문제로소이다..
    어제는 왜 1편이 안보였을까요?
    1편만 잘 봤어도 이런 멍청함 들키지 않았을 텐데...
    분명 지난 방문 이후 새글은 다 보았는데
    어디에 감춰두었다 이제사 내놓은 겁니까?
    ㅎㅎㅎㅎㅎㅎ 무조건 우겨..큰소리로...(안되나?)

    잘 있습니다...오늘은 강원도로 휭하니 날아갔다 왔습죠. 나비도 아닌것이...ㅎㅎ

  6. 음~
    대충 둘러보고 간다는 자백을 스스로 하다니...

    바로 밑에 1편이 있었는뎅..그걸 못보고 날아다니는 나비라고 하다니...
    무조건 우기는것은 좋은 것이여~ 그정도 나이면 우기는것이 장땡이거등..히히!

    강원도는 뭐하러 다녀 온거래?
    암튼지 이 글이 올라온것은 잘다녀 왔다는 증거이군.
    그리고 날아 다닌것은 나비만 있는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ㅋㅋ

  7. 짝짓기하는 냥이가 내는 소리란, 좀 괴상스럽긴 하지요~
    (사실 저도 1편보다 2편을 먼저 봐서 날아다니는 나비를 말씀하시는 건 줄........쿨럭)

  8. ㅜㅜ~
    수현님도...그랬군요...!
    저위에 봄처럼님이 수현님 글을 보면 의기양양 하시겠는데여?
    자신만 그런게 아니라는둥...뭐라는둥...궁시렁 거리겠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