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지키는 택시기사가 미운날

2009. 5. 8. 09:30


어제 서면에서 중요한 사람을 만나기로 하였는데 다른 업무를 보다가 깜빡 잊어 먹고 있었다.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20분이 더 흘렀고...진동으로 설정해 놓은 벨소린 듣지도 못했다.

내가 있는곳에서 택시를 탄다고 해도 제트기 처럼 날아가야 1시간이 족히 걸린다.
난 허겁지겁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께 사정이야기를 하였다.
근데 기사 아저씨 시큰둥 하니 말이 없다.
차는 스르르 움직였고....택시 움직이는 모양새가 영 빨리 가기 싫은 눈치다.

다시한번 기사님께 부탁을 드렸다..."저기~ 기사님 죄송 한데요 급해서 그러는데 빨리좀 가주셨음 좋겠습니다."
기사는 룸 미러로 날 한번 흘깃 보더니 "네~ 빨리 가고 있습니다."
빨리 가고 있다는데 뭐라고 할말이 없다.

가는 내내 신호란 신호는 다 받는다.
옆 차선이 비었는데도 차선 변경도 하지 않는다.
만사가 귀찮은 사람처럼 운전한다.

동래 고등학교 앞에서 다른 택시는 신호 무시하고 달리는데 내가 탄 차는 척 신호를 받는다.
마치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날 기다렸다가 태운 사람처럼 약 을 올리는것이다.
신호를 지키는 기사에게 시간 없다는데 신호는 왜 지키냐고 말할 권리도 없었다.
속으로'오늘 재수 더럽게 없네...별 거지 같은 택시를 다 탔네'

계속 전화벨이 울린다.
어디쯤이냐고 묻는다.

난 동래 사거리를 막 통과하자 마자 세워 달라고 했다.
아무래도 그차를 계속 타고 갔다간 어느 세월에 서면에 도착할까 싶었다.
기사가 역정을 낸다.
난 참았던 화를 분출하고 말았다.
"보소~ 당신혼자 신호 잘 지키고 천천히 오소~"
던지듯 요금을 지불하고 다른 택시를 타기위해 연신 눈알을 굴렸다.

10분이 그렇게 흘렀다.
"아~띠바...불경기라는데 택시는 누가 이렇게 다 타고 다닌거고...!"
"그 차를 그대로 타고 갔으모 하마 어디쯤은 갔을낀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빈 택시 한대가 내 앞에 미끄러지듯 다가선다.
얼른 타고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급합니다.  빨리 서면 롯데좀 부탁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 달리기 시작하는데 마치 그 기사님은 달리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 같았다.

차선도 없다...신호는 장식이다.
머리속이 하~에 진다.
이러다 죽겠다 싶다.
뒷자석에 앉아 서류를 보는척 했다...차라리 앞을 보고싶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니 덜 공포스러웠다.

롯데앞이라고 날 내 팽개치듯 내려 놓는데 아랫도리가 힘이 풀린다.
덜썩 주저 앉고싶다. 시계를 보니 세상에 12분만에 동래에서 서면을 온것이다.

난 택시에서 내리면서 다리에 힘만 풀린것이 아니라 나의 위선의 껍질도 풀려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블로그에서 택시에 대한 난폭운전,불친절에 대한 글을 보면 남들과 같이 입에 개 거품을 물고 택시 기사를 성토했던 기억을 상기 시킨다. 그리고......평상시엔 신호 무시하고 난폭운전 하는 택시를 보면 욕을 하고 세상에 말종들이 택시 기사라고 칼질을 해 댔다. 그러나 내가 급하고 보니 오히려 법규 준수한 택시기사가 미련해 보이고 어이없어 보였다.
평소에 나의 마음이라면 그런 택시기사 만남을 재수 있다라고,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일이였다.

모두가 나를 중심적으로 한 사고(思考)였다는 것을 자백한다.

앞으론 나를 위주로 한 위선의 생각을 내 뱉지 말아야 하겠다. 
세상일이란 어느것이 나쁘고 어느것이 좋다라는 평가를 내릴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치 나의 위치에서 동쪽이다른이에게는 서쪽이 될수 있는것과 같은 이치였다.
 
  
 

특파원 공감/불편한 진실의 편파적 시선 , , ,

  1. 사람이란게 참 이기적인 동물이죠. ^^

    그 기분 충분 동감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경험을 했으니요..
    그래도 제일 좋은건 약속한 시간보다 20-30분 먼저가서 조금 쉬면서 기다리는게 제일 속이 편할거 같네요. ^^

  2. 공감하여 주신 주용이 아빠님이 고마우세요.
    이제는 블로그에서 댓글 다는 것에 좀 신중 할려고 합니다.

    나의 마음색과는 상관없이 너무 교과서 적인 댓글에
    성토까지 했다는 나 자신이 많이 부끄럽거든요..ㅋㅋ
    블로그가 나를 사람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먼저 가서 기다리는데 그날은 좀 정신줄을 놓았었네요.ㅠㅠ

  3. 빙긋 웃음 머금고 갑니다.

  4. 오셨군요?
    반가운 마음입니다.
    멋진 휴일 보내시구요.

  5. 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정말 이런경험은 누구나 있다죠. 정말 미치도록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6. ㅋㅋ
    잼있게 보셨다니 저도 즐겁습니다..이 순간만은.(그때는 정말 화가 많이났음)

    양면성의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순간이기도 했죠
    행복한 한주 열어 가십시요.

  7. 보행자와 운전자 입장..항상 제일 많이 급하게도 바뀌는^^
    그래도 지킬건 지키며 투덜거리니 꼭 나쁘지많은 않았어요. 특파원님은 대인배십니다.^^

  8. 네 맞습니다.
    항상 입장이 수시로 바뀌죠.
    그것이 자신을 위주로 한다는데 문제가 있죠..ㅋㅋ

    제가 대인배인가요?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휴일 잘보냈죠?

  9. ㅎㅎㅎ~
    느끼는 바가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심한 것 같아요
    자신은 편리한대로~ 타인들은 법대로~~~
    그게 무의식중에 작동하는거 같아요^^*
    좋은 포스팅에 한표!

  10. 세담님의 방문,그리고 댓글 감사드립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잣대가 되어야지 자신을 배려하는 잣대는 눈금 자체가 틀린것 같습니다.

    일관성이 없다는 말도 되겠지요.
    남이 하면 불륜..내가 하면 로맨스?

    방문 다시한번 감사 드려요.

  11. Blog Icon
    택시기사

    잘 읽었읍니다....

    사람이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동물이죠...

    제가 3년 택시운전하고보니 처음에 가지고 시작한 마음...
    초심이 많이 나도 놀라울정도로 변했고 변할라고 하는중입니다....

    택시가 없으면 교통사고가 날일이 없다..
    택시기사는 막장인생이다...불친절하다...
    길거리의 무법자다...
    등등 이루말할수 없을 만큼 욕하고 무작정 싫어하더군요...

    택시기사입장에서보면 그반대라는걸 인정하질않으려 합니다....

    이글과 관련하여.............
    많은 분들이 시간이 없다 ,,,,바쁘다고 합니다..
    근데요 그분들중에 진짜 바빠서 바쁘다고 하는사람은 50명중에 한명 될까 말까입니다...
    그사람들의 중요한 바쁜이유가 신호걸리면 100원 200원 올라가는거 때문이죠...
    그리하여 생명을 담보로 과속질주하고 신호위반해서 목적지에 도착하면 ...
    택시기사는 과속, 신호위반, 교통사고 등의 위험을 무릎쓰고 운해해서 이익본거는 없고 가스비 더 소모되는등 직 간접적으로 손해를 보는건데
    그러면서 그 손님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잔돈 100원까지도 다 박아 챙기는 분이 대부분이라는거죠...


    사실 택시기사입장에서도 빠리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른 손님 한분이라도 더 모시는게 돈벌이에 도움이 됩니다...
    100원 더 받을려고 천천히 가네~~일부러 신호 걸리게 운전을 하네~~등등
    실질적으로 이렇게 천천히 가고 신호받고 다니다보면 한 손님에게는 100원 200원 더 받을수 있지만..
    하루 를 통틀어 보자면 100원 200원이 아니라 몇천원 몇 만원의 손실이라기는 그렇지만 손배보는 장사를 한겁니다..

    택시기사입장에서도 하고 싶은말 해야할말이 참 많읍니다만......

    앞으로 택시기사의 입장과 마음도 헤아려주세요.....

  12. 방문 감사합니다.
    그리고 댓글 잘 읽었습니다.

    본문 내용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일이 고해성사를 하듯 나의 잘못을 그리고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풀어 적어 놓은 것입니다. 많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말이죠.

    앞으론 택시에 종사 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좀더 세심히 이해하는 승객으로 남을것입니다.

    늘~ 행복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 하시리라 믿습니다.

  13. Blog Icon
    바둑태평

    저희 아버지는 택시운전 기사십니다
    요즘세상 살기 바쁘고 모든게 빨리빨리라 잠시의 정차시간도 못참죠
    아버지는 뒤통수가 할상 따갑다고 하십니다
    손님들이 왜 빨리 안가나 요금이 왜이리 올라가나 신호는 왜지키나 하면서
    아버지를 쏘아보는 느낌이 나서 그렇다죠
    그래도 아무리 화가나도 던지듯 돈을 주셨다는 부분에서 맘이 좀 아프네요
    그 던지듯 낸 돈으로 처자식 먹여 살리고 있는 울아부지가 참 불쌍하고 가엾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멘트에서 그런 사람의 이기적인 말씀을 표하셔서 그나마 감사하네요
    다들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14. 그러시군요.
    부친께서 택시업에 종사 하시면 이러한 글이 항상 마음에 걸리시겠어요.

    세상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란 사실은 부인 못합니다.
    이글을 포스팅 하면서 우선 나 자신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나 분석해 보면서 스스로 위선의 껍질을 덮어쓰고 살아왔던 나의 작은 일상들에
    미안함을 고하는 뜻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살았으면 더욱더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긴 댓글에 감사 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