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거리듯 내린다.
마당엔 동그라미를 그리며 빗방울이 굵어지고
초가지붕 끝에서 물줄기가 쉴새없이 토방끝으로 떨어진다.
따뜻한 방 구들에 배를 깔고 누워 방문을 열어놓고 밖을 쳐다 본다.

그때 어디 있다가 오는지 나비가 방으로 들어온다.
3일만이다.
난 나비를 등에 올려 놓고 장난을 치기 시작 했다.
밖에서 3일을 자고 들어온놈 치고는 털이나 모든게 매끄러웠다.

그날 저녁 마당에서 나비가 운다.
애기우는 소리 같다.
방문을 열어 보니 마당을 빙글 빙글 돌면서 울고있다.
"문디 가시나 시집가고 자픈가베~"
할머니가 곰방대를 입에 물고 담배연기를 길게 뿜으시며 하신 말씀이다.
"할매 나비가 시집 가고싶은거 우예아노"
"저 울음 소리는 숫놈 찾는 소리다 아이가"

다음날밤도 나비는 애기 우는듯 한 울음 소리를 내며 담벼락을 타고 감나무로 볏집 더미로
이리저리 무얼 찾는듯 헤메이고 있었다.
그때 큰 숫고양이가 우리 마당에 사뿐히 내려 앉는것이 보였다.
삵괭이 처럼 엄청 컸다.
그런데 불빛에 언뜻보니 꼬리가 뭉뚝하게 잘려 있었다.
"할매! 저 숫고양이 꼬랑지가 엄따"
"문디 가시나 어디서 도둑 고양이를 델꼬 왔노."
"저거 도둑 고양이가...할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 나비는 그 숫고양이를 피하는 것 같아 보였다.
한참을 쫒아 다니던 그 도둑 고양이는 담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때였다.
우리 나비만큼 작고 예쁘게 생긴 고양이가 한마리 방금 도둑 고양이가 넘었던 그 담을 훌쩍 뛰어 넘어 우리 나비를 찾아 왔다.
도망만 다니던 우리나비도 그때서야 서로 얼굴을 부비며 앞발로 가벼히 문지른다.

ps: 이어서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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