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면 될 사람과 포기할 놈

2009. 1. 23. 09:42

 

공자님이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한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길 한 가운데에서 큰 볼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낮에 말입니다.
제자들은 스승님 보기가 민망스러워 그 사람에게 달려가 큰 소리로 꾸짖었습니다.

"이~노옴! 네가 사람이냐.짐승이냐...벌건 백주 대낮에 이 무슨 해괴망칙한 일이드란 말이냐.!"


여러 제자들이 모두 달려 들어 그사람을 곧 어찌 할것 처럼 꾸짖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공자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였습니다.


"이것 보시게들...! 그냥 우리가 피해가세!"


제자들은 스승님이 그냥 가자는 말에 뻘쭘하면서도 의아한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다시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쯤 갔을까...
이번엔 어떤 사람이 길 가에 볼일을 보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자들 모두 스승님 눈치를 보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스승님의 벼락 치는듯 한 꾸짖음이 들렸습니다.
나중에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찌하여 길 한복판에 똥 누는놈은 그냥 피해 가자 하시면서 
길 가에 볼일 보는 사람에겐 크게 나무라시는것입니까?"


공자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합니다.


"길 한복판에 똥을 누는놈은 가르쳐도 않될놈이니 우리가 피해 가자는 것이였고
길 가에 볼일을 보는 사람은 그나마 양심이 조금 있어서 가르치면 될 사람이기에 꾸짖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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